▶ 차 한잔의 초대/뉴저지밀알선교단 단장 강원호 목사
사진 이지훈 인턴기자
가장 약한 자를 거두라는 예수님 사랑 실천하고자
총신대 1학년때부터 밀알선교단 자원봉사
장애인선교 할사람 없다는 이재서 박사 권유로 미국행
수시로 시험 들지만 자원봉사자^후원자 도움으로 이겨내
장애인 봉사사역 37년이 된 강원호 뉴저지밀알선교단 단장, 그는 외로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하며 웃게 만들어준다. 강원호 목사의 평생 한 길 장애인 선교에 대해 들어본다.
●갈 길 정해준 독서
“신체장애, 지적 장애, 노인성 장애 등을 지닌 어린이나 청소년, 요즘은 사고나 노화로 인한 성인장애인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화요모임, 방과후 학교, 토요 ‘사랑의 교실’에서 설교, 찬양, 게임이나 놀이, 런치 등을 함께 하고 즐긴다. 또 밀알 큰잔치, 사랑의 캠프, 여름성경학교, 추수감사절 디너, 크리스마스 음악회 등으로 밀알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뉴저지밀알선교단의 강원호 목사는 밀알의 목적이 “모든 자들은 평등해야 한다, 외로운 장애인에게 친구를 만들어주자, 보람있는 일거리를 만들어주자”는 것임을 강조한다.
장애인 전도/봉사/계몽을 하는 뉴저지 밀알선교단의 뿌리는 1979년 10월16일 이재서 박사에 의해 설립된 한국밀알선교단이다. 이 단체는 1987년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미주밀알사역을 시작했고 1991년 워싱턴밀알선교단, 1994년 10월15일 뉴저지 밀알선교단이 창립됐다.
강원호 목사는 워싱턴 밀알에서 3년간 봉사한 후 1997년 한국밀알선교단 단장으로 3년간 일하다가 2001년 7월 뉴저지 제2대밀알단장으로 부임, 현재 장애인 100~150여명을 캐어하고 있으며 일반단원 300명, 후원자 150명, 연간예산 40만달러 규모로 활동 중이다.
강원호는 1961년 전남 목포시에서 30분거리인 일로에서 5남3녀 중 막내로 출생, 집안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으며 성장했다. 목포 문태고등학교 3년간 장학생이었고 독서를 좋아했는데 이광수의 ‘흙’, 심훈의 ‘상록수’ 등등 사회봉사적인 책을 주로 읽으며 사회봉사와 하나님 사랑에 대해 눈을 떴다.
“책 안에 예수님 믿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었다. 내가 왜 공부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알게 했다.”
소년 강원호는 고등학교 시절 목포 동부교회에 다니면서 삶의 목적을 깨달았고 총신대학 신학과에 입학하여 1학년때부터 밀알선교단 자원봉사를 했다.
●약자 중의 약자를 찾아
1980년도 한국은 사회적 혼란으로 인해 대학가에 데모가 끊이지 않던 시기였다.
“ 총신대 1학년 시절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 가장 가까이 해야 할 이웃은 사귀어 덕 볼 사람보다는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약한 사람이었다. “
강원호는 가장 약한 자를 사랑하고자 시작한 일이 밀알선교단 자원봉사였다. 매주 토요일 오전수업이 끝나면 사당동 신학대 기숙사에서 도봉구 상계동의 시각장애인 밀알선교단으로 갔다. 88번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종로 5가에서 16번 버스를 갈아탄 다음 도봉구 상계동에 내려 다시 걸어서 가는데 3시간, 오는데 3시간 거리였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책을 읽거나 빨래를 해주었다.
목사 안수를 받은 강원호는 대학 3학년때 그 어렵다는 육군 군목이 되었다.
“군목 할 사람은 많으나 장애인 선교할 사람은 없다, 예수님 안에서 장애인 선교가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예수님 이름으로 가장 약한 자를 도와주자는 이재서 박사의 권유로 미국에 유학을 왔다,”
그는 제대 후 1991년 리버티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학위를 하면서 워싱턴 밀알선교단 일을 시작했다. 워싱턴 서머나 장로교회 청년부 사역을 하며 윤정태 목사, 김양식 목사, 윤덕영 집사, 김원기 목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20년이 되는 지금 미주에 17개의 밀알선교단이 세워지게 된 것은 초창기 이런 분들의 협력이 있어서라고 감사해 한다.
“장애인 봉사는 잘못해서 실수하면 장애인을 이용한다는 말을 듣는다. 자원봉사자가 학생이라면 공부해야 하고 교회와 밀알봉사활동도 해야 하는데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지금도 다 그만두고 같이 와서 함께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이에게 말한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고...”
어찌 보면 이 말은 봉사하겠다는 이에게 목사로서 할 말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장애인선교 자체가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 하여 아예 발조차 안 딛는 이들이 있고 한번 봉사하다가 돌아간 이들도 많다. 그래서 그는 말하는 것이다. ‘균형을 찾아서 하라.’ 고. 하지만 그라고 장애인 선교가 늘 만족하고 쉬운 것은 아니다.
● ‘사랑의 생산성’
강원호는 밀알 프로그램에 오는 장애인들을 직접 차로 픽업한 뒤 설교하고 상담한다.
“평생 장애인 라이드를 하네, 지금 하라고 지시해야 할 나이인데 목사로서 할 일이냐 하는 시험에도 들고, 강단에서 설교를 하며 대접받는 자리인데 하는 시험에도 든다, 그러나 이 일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이란 믿음으로 이겨낸다. ”
뿐만 아니다, 장애인 선교가 과연 생산적인 일인가 하는 회의도 있다. 선교사, 목사 등으로 될 만한 가능성 있는 이들이 아니라 자립도 못하고 평생 보살펴야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 선교는 너무 비생산적이란 생각이 드는 순간 힘이 다 빠지고 빨리 그만둬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대학 강의에서 들었던 ‘사랑의 생산성’을 말한다.
“돈, 명예, 힘 있는 사람, 이는 세상의 가치관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다. 예수의 사랑은 이 땅의 약한 사람을 거두는 것이다, 장애인 선교는 이 땅에 예수의 사랑을 생산하는 것이다. ”
그는 이렇게 평생을 시험에 들었다 이겨내는 일을 반복하며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꾸준히 도와주는 이가 드물다 보니 자칫 3개월만 후원이 끊어지면 언제라도 홈레스가 될 수 있다고 하하하 웃는 그는 ‘재정적 스트레스가 커지만 일만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밝힌다.
“WHO에 의하면 인구 10~15%가 장애인, 뉴욕한인이 40만명, 4만명이 장애인 확률이 있다. 한인들은 대체적으로 장애인단체를 싫어한다, 장애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밀알에 오면 그림 그리고 노래하고 춤추며 운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우리 모임 분위기가 너무 밝으니까 다들 놀란다. 150여명 정도의 자원봉사자들이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덕분이다.”
아이들이 말을 안듣는 가정에서 부모가 ‘너 밀알 못가게 한다’ 하면 말을 잘 듣는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세계각국에서 서로 밀알 지부를 세워달라는 요청이 쇄도, 현재 22개국 70여개 지역에서 밀알 지부가 활동하고 있다. 2040년까지 지구촌 1,000곳에 밀알지부가 목표다.
7년 전 세운 방글라데시 지부는 아내 강미경이 주로 맡아 봉사한다. 총신대학 1년 후배인 아내 강미경은 고등학생시절부터 시각장애인 봉사를 해왔으며 영락 농아인 교회 전도사를 역임,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KBS-TV 방송 수화 통역을 한 바 있다.
강원호/강미경 슬하의 아들 건은 빌게이츠 장학생으로 보스턴 터프츠 대학에서 경제학과 국제외교학을 전공하고 뉴욕대학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를 마친 뒤 EPIC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다함께 모이는 ‘밀알꿈터’
강원호는 현재 세계밀알연합 부총재로 풀러 신학대학원 목회학 박사과정 중이며 ‘시문학’을 통해 한국문단에 데뷔한 시인이다.
“이방인 선교의 모체가 되었던 안디옥교회처럼 세계장애인선교의 어머니 역할을 할 교회를 만나게 될 것을 기도한다.” 는 그는 “봉사하는 데는 24시간도 부족하다. 장애인이 많아지면서 현재 사역을 담을 그릇이 필요했다. 밀알 꿈터를 만들고 있다”고 밝힌다.
4년 전 뉴저지 새들브룩에 1만6,000스퀘어 피트 규모로 25개 방이 있는 밀알선교단 건물을 매입, 임시허가를 받아 일부 사용하고 있는데 퍼밋을 위해 카운티공청회를 준비 중이다. 밀알프로그램 활동뿐 아니라 장애인그룹홈 및 다양한 커뮤니티지원활동을 하려는 것이다.
“150만달러 상당의 건물을 80만달러에 매입했으나 은행장기융자가 가능하지 않아 독지가의 단기융자로 매입했고 현재 티넥의 뉴저지 밀알회관을 매각하고도 수리비 등으로 80만달러가 필요한 상태이다.”고 말한다.
그는 수시로 장애인선교에 대해 시험에 들지만 번번이 예수의 사랑을 생산하며 자원봉사자와 뜻있는 후원자의 도움으로 거뜬하게 헤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
민병임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